1919년 3·1 운동 이후 일본 제국주의는 문화 통치라는 허울 아래 식민지 통치를 한층 강화하였다. 일본 독점 자본에 의한 경제적 수탈이 한층 강화되었고, 1925년 5월에는 치안유지법을 제정·실시하여 조선 민중의 독립운동을 노골적으로 억압하였다. 이에 3·1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던 학생들은 1920년 계몽적 성격의 전국 단위 학생 운동 단체인 조선 학생 대회를 조직하였다. 또한 1923년에는 전문학교 학생을 중심으로 조선 학생회를 조직하였다.

사회주의 사상의 영향으로 1924년에는 전국 각지의 수많은 대중 단체를 통합한 조선 노농 총동맹, 조선 청년 총동맹 등 전국적 조직이 결성되었고, 1925년에는 조선 공산당이 조직되었다. 이에 따라 1925년 사회주의 계열의 조선 공학회, 조선 학생 사회 과학 연구회, 서울 학생 구락부, 경성 학생 연맹 등이 조직되면서 학생 운동 단체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학생들은 등교 거부, 수업 거부, 교내 농성 등의 방법으로 동맹 휴학 투쟁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1926년 4월 25일 대한 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이 창덕궁에서 승하하였다. 이를 계기로 조선 공산당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 계열 단체와 천도교, 학생 단체 등이 힘을 합쳐 거족적 만세 시위운동을 계획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은 제2의 3·1 운동이 일어날 것에 대비하여 철저히 감시하던 일제 경찰에 발각되어 조선 공산당은 큰 타격을 받았다. 반면, 사회주의자들의 지도 아래 학생 운동을 이끌던 조선 학생 사회 과학 연구회 등 학생 운동 단체들의 움직임은 발각되지 않았다. 1926년 6월 10일,순종의 장례 행렬이 돈화문을 떠났다. 기마경찰대가 애도 행렬을 주시하는 가운데 장례 행렬은 황금정(중구 을지로)까지 이어졌다. 

학생들은 일제 경찰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동대문, 동묘 앞 등 장례 행렬이 지나가는 곳마다 격문을 뿌리고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치며  시위를 주도하였다. 여기에 많은 시민들이 합세하여 만세 시위가 발생하였고, 일본 경찰과  기마 경찰이 달려들어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날 일제 군경의 강경 진압으로 1,0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고, 수백 명의 학생이 검거되었다.

△기마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운집한 시위 군중

6·10 만세 운동은 비록 3·1 운동처럼 전국적으로 확산되지는 못했으나, 당시 자치론을 주장하던 타협적 민족주의 세력에 경종을 울려 독립만이 민족의 요구임을 분명히 보여 주었다. 또한 사회주의 계열과 민족주의 계열이 함께 준비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6·10 만세 운동을 계기로 전국의 중등 학교에는 독서회가 조직되었고, 전남 광주의 성진회와 같이 학생 운동을 지도하는 비밀 결사 형태의 조직들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식민지 교육 반대와 조선인 본위 교육 등을 내걸고 동맹 휴교를 전개하면서 계급의식과 민족의식을 고양시켰다.